3권 살려고 했는데 한권 더 샀네 -0-
앞으로 굶어야겠다 orz
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아직도 가야 할 길 – M. 스캇 펙
청소부 밥 – 토드 홉킨스
Category: Books (Page 2 of 4)
법정 스님의 책을 처음 접한건 중학교때 였던거 같다.
중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이었는데,
숙제 였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으라는 것.
그래서 처음으로 무소유라는 책으로 법정 스님을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놀기 바쁜 나이고 이해력도 부족하고 건성으로 대충 읽다 말았던거 같은데,
어느덫 20살이 넘고 다시 한번 읽고 싶은 마음에 무소유를 다시 읽었다.
책 속에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기억 나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스님이 어느날 화분을 하나 가져와 집에서 기르기 시작했는데,
그 화분에 꼬박꼬박 물을 줘야하고 이것저것 신경 쓸게 많아서 여간 피곤하다는 거였다.
집을 비우고 싶어도 물을 안주면 금방 시들어 버리니 마음데로 어디 나갈수도 없게되고…
결론적으로 물질을 많이 더 많이 가질수록 물질에 구속된다는 그런 이야기.
무소유를 읽고나서 내 생활에도 하나의 작은 변화가 생겼다.
가끔 새로운 기계 같은 것을 사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산 것이니,
기스날까 조심스레 쓰고 혹여나 떨어뜨리게 되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샀는데 왜 돈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아야하지? 라는 식으로…
미국와서 법정 스님의 책을 다시 접하게 되었고 정말 아끼는 책이 되었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맑고 향기롭게”, “일기일회”
두번씩은 읽은거 같은데 훨씬 더 많이 읽어야 될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 불교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용어도 어렵고 크게 마음에 와닿진 않는다.
사실 종교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기에.
하지만, 류시화 시인이 말한 것처럼…
“여느 책처럼 그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고 덮어 버리기에 어울리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끝까지 읽지 않아도 옆에 오래 놓아두어야 할 책이다. 내 방은 많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법정 스님의 책 만큼은 그 숫자에 포함하고 싶지 않다. 그의 책들은 한권의 책으로서가 아니라 늘 하나의 도반으로 곁에 있다. ‘법정’이라는 이름이 그 자체로 산이고, 오두막이고, 청정함이며, 어디에도 걸림 없는 자유이기 때문이다.”나 역시 법정 스님의 책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옆에 오래 놓아둘 것이다.
가끔 머리가 복잡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때면 법정 스님의 책을 펼치게 되는데,
어느순간부터는 내 삶의 나침반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잘못된 나의 생각을 일러 주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일깨워 주기도 하고,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나무처럼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껶여도
끄덕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람세스 읽을때 재미있어서 쉬지 않고 읽은적은 있지만…
(palm m505 로 읽어서 두꺼운 책 5권인지도 모르고;;)
이틀만에 책 한권 다 읽기는 생전 처음이네 -0-
한국에서 읽은 책이라고는 온통 컴퓨터 관련 서적 밖에 없었는데,
미국와서는 컴퓨터 관련 서적은 필요할때 대충 pdf 로 구해서 보고 다른 책들에 눈이 돌아가는…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게 아니란다.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다만 사랑 속에 끼워져 있는 사랑 아닌 것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 누군가 너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너를 아프게 한다면 그건 결코 사랑이 아니란다. 사랑이 상처를 허락한다는 엄마의 말은 속수무책으로 상처 입는다는 말이 아닌 것을 너도 알 거야. 상처를 허락하기 위해서는 상처보다 네 자신이 커야 하니까. 허락은 강한 자가 보다 약한 자에게 하는 거니까 말이야.
누군가 널 아프게 한다면 그는 너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군대에 가야 한다거나, 그가 공부를 위해 널 만나는 시간을 줄이거나,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때문에 너와 함께 극장에 가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란 건 알겠지. 세상에는 의외로 남자건 여자건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이건 정말인데 어쩌면 엄마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 었는지도 모르지. 누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내가 이런 그의 행동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남을 감히, 사랑을 할 수 있겠니?
그러나 의도적으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고 네가 진정, 그 사람이 삶이 아픈 것이 네가 아픈 것만큼 아프다고 느껴질 때, 꼭 나와 함께가 아니어도 좋으니, 그가 진정 행복해지기를 바랄 때, 그때는 사랑을 해야 해. 두팔을 있는 힘껏 벌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고, 네 힘을 다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야해.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세 번 데이트를 하고 나서 그와의 심년후를 그려 보는 마음은 엄마도 알아. 그러나 그건 그냥 마음인거야. 왜냐하면 누군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호감을 가지고 그리고 열렬하게 서로를 알고 싶은 그런 기적은, 사람의 일생에서 정말 두세 번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천천히 그리고 소중하게 다루어야 해. 어린 고양이 다루듯 신중하게 해야 하는거야. 아무리 고양이지만 어린 고양이에게 큰 생선을 가져다가 먹으라고 할 수는 없잖아.
다만, 그 순간에도 언제나 정직해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마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아. 후회도 별로 없어. 더 줄 것이 없이 다 주어 버렸기 때문이지.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란다. 믿는다고 했지만 기실 마음 한구석으로 끊임없이 짙어졌던 의심의 그림자가 훗날 깊은 상처를 남긴단다. 그 비싼 돈과 그 아까운 시간과 그 소중한 감정을 낭비할 뿐, 자신의 삶에 어떤 성장도 이루어내지 못하는거지.
더 많이 사랑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짐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을 방해하고 너의 성장을 해치고 너의 일을 막는다면 그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의 노예로 들어가고 싶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중에서 –